근래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 top1을 꼽자면 스피치 컨설팅을 신청한 것이다.
예전에 직장 선배가 받아보고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득 한 번 받아보고 싶어서 구글에 검색했더니 숨고가 나와서(숨고가 이런것도 해?) 홀린듯이 일단 견적을 받았다. 그 중 아나운서 키워드가 없는 강사님과 1회 상담을 신청했는데 그 주에 바로 수업 가능하다고 해서 또 홀린듯이 수업을 신청했다. 그리고 운 좋게도 너무 멋진 분을 만났다.
 
내용이 너무 좋아서 잊지 않으려고 정리해본다. 메시지가 나를 한번 거치면서 내 주관적인 생각들이 섞여있고 직설적이다.

말은 내면을 반영한다.

선생님은 전체적으로 내가 말을 할때 힘이 빠져 있다고 했다. 말의 텐션(억텐x)이 없고 대화에 돌입할 때자세(등받이에 뒤로 기댄다거나, 양 손을 힘없이 떨구고 있다거나, 어깨는 한껏 말려있는 = 나)를 근거로 설명해주었다.
그게 보인다고 자각하지 못했어서 충격이었다. 왜 그랬을까? 이 자리, 이 대화는 내가 신청한 것이고 나에게 꽤 중요했다. 그럼에도 나는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에 대해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로 임했던 것이다, 평소처럼! 이미 이런 태도가 습관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나의 내면이 이미 그렇게 물들어 있다는 것을 새롭게 자각했다.
 
[당장 해볼 수 있는 솔루션]
대화에 돌입할 때 자세를 의식적으로 고쳐 앉자. 그리고 문장을 끝까지 말하되 끝까지 처음의 강세를 유지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보자. 
내가 하는 모든 말들이 나를 구성한다고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해보자. 대화를 할 때 대충 얼버무리거나 시간을 때운다는 마음가짐 보단 대화 자체에 집중하고 충실해보자.
 
또 하나, 나는 늘 내 말이 공격적으로 들리지 않을까 늘 조마조마했다. 그런데 제 3자가 보기에는 웃었을때 인상의 차이가 클 뿐 내가 무표정으로 말 한다고 해서 내 의도를 곡해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이 말이 나에겐 의외였다. 그럼 나를 두렵게 했던 실체없는 걱정의 원인이 뭐였을까. 사실 내면에 많은 화와 짜증을 숨기려는 내 무의식이었을 수 있다. 나의 말 뜻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2년간의 직장 생활에서, 혹여 사수의 기분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심기를 거르지 않기 위해 했던 모든 말들이 떠올랐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체화된 노예근성(ㅋㅋ)..사실은 불만이 많지만 그것을 꽁꽁 싸매는 습관. 나는 배려있는 사람이 아니라 눈치보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더 잘 말하는 요령이 있다

난 무언가에 대한 내 의견을 말하는 것이 어색하다. 선생님과 내가 사람의 행동을 지적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대화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이떻게 말하는게 좋다는 설명을 분명 들었음에도 나도 모르게 평소 말하던 습관대로 말이 튀어나왔다.
'다른 분들도~..' 
나는 사실 어떤 것에 대한 주관이 분명한 편인데도 늘 이런식으로 논거를 하는데는 내 감정은 항상 비이성적인것,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는 무의식이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안해버릇해서 감정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어휘도 빈약하다. (실제로 두번째 시도에서 어떻게 느꼈다고 해야 하지? 라는 생각에 머리가 멈췄다.) 
 
[당장 해볼 수 있는 솔루션] 
상황- (나의)감정- 바람 (줄여서 상감바)를 가이드라인 삼아서 말해보자. 자꾸 연습해보자.
대화 상대의 특성에 대해 알고 있으면 내 말이 더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 (말 잘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자동으로 느껴진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본론먼저, 섬세한 사람은 상황 설명부터 말하는 식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냥 상대방에게 던지는게 아니라 상대의 특성에 맞게 주고 돌려받는다는 태도로 대화에 임해야 할 것 같다. 
 
상담이 마무리 될 때 쯤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사람은 모두가 다 다르고 현명한 사람이라면 특정 특성만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고. 내 존재가 나의 약점이 될 수 없다고. 대도시의 사랑법이라는 소설의 주인공의 대사라고 했다.
내가 이 수업을 신청한 이유는 내 약점이 나중에 내 발목을 잡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가능한 빨리 교정하자.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되기 위해
그런데 고치고 싶었던 내 자신의 모습이라도 그것이 결고 나의 약점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에 울컥하기도 하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나를 사랑하는 일은 파도 파도 새롭고 신경 쓸 것들이 많다. 그치만 이렇게 하나씩 발견해 나가는 것도 나에게 새로운 감각과 기쁨을 준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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